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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이론으로 들어간 내러티브 원리

by GG컬쳐 2023. 7. 28.

인지과학과 문학의 연결

한편 D. Dennett(1991)은 내러티브 원리를 마음 이론에 도입하여 여러 초벌 모형 (multiple drafts model)이라는 모형을 제시하였다. 그에 의하면, 여러 초벌 모형에서는 온갖 지각들과 온갖 사고와 심적 활동들이 두뇌에서 병렬적으로 처리되어 진행된다고 본다.
여러 길로 감각 입력 정보들이 끊임없이 해석되고 정교화, 재교정된다고 본다. 이러한 여러 길(tracks)에 의한 병렬적 처리가 일어나면서 다양한 첨가, 통합, 수정, 다시 쓰기 등이 여러 수준에서 일어난다.

시간이 경과하면서 이러한 것이 이야기 흐름(narrativestream or sequence)같은 것을 낳는다. Dennett에 의하면 인간의 의식, 마음이란, 단일적이고 통일적이며, 정적이고 단순원리적인 단일 주체(agent)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원적이고 통일되지 않고, 경쟁적이고, 역동적이며 복잡한 여러 주체(agents) 또는 다원적 이야기들(drafts)에 의해 엮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지과학에 내러티브적 접근의 도입이 필연적인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면, 궁극적으로는 인간 마음의 결정적 산물이며 또한 인간 마음 활동인, 문학을 인지과학에서 연결하여 탐구하여야 하는 것이 요청될 것이다. 인지과학을 위하여서, 그리고 문학을 위해서라도 문학과 인지과학이 연결, 수렴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서 문학의 상위범주인 인문학이 인지과학과 연결되어야 한다. 인지과학과 문학을 연결하는 연결점에서 [인문학]과 [인간 본성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수렴 – 융합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이러한 연결은 인지과학과 문학, 예술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수렴, 융합, 통합적 연결에 의해 가능하여진다. 인문학과 인지과학의 연결이 이루어지고, 그렇게 하여 인문학자와 인지과학자들에게 인간 마음 또는 심적 활동과의 이해와, 문학/예술(이해)의 상호 괴리현상이 지속될 수 없음의 인식이, 그러한 인식의 변환이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학문적 분위기의 떠오름이 진행되어야 한다.

예술과 인지과학을 연결함에 있어서, 예술은 인간 마음의 작동을 이해하는 데에서 주변적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다(are not marginal for understanding the human mind.)라는 자각, 인식이 인지과학자들에게 필요하다. 또한 문학/예술가/인문학자들은 인지과학의 중요한 발견, 중요한 지적 발전을 무시하거나 모르고 있어서는 안 되며, 인지과학자들은 문학과 예술을 다루지 않거나 무시하여서는 인간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없다.

그러면 문학을 비롯한 예술 영역들은 어떤 근거에서 학문간 수렴, 융합적 생각의 틀,그리고 수렴적 융합적 테크놀로지의 창출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일까? 그에대한 이론적 근거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우리는 내러티브, 문학, 예슬 등이 인간에게 가능하게 하는 공통적, 공유적 개념적 바탕의 창출과 개념적 융합, 혼성의 현상에서 그 근거를 찾아 볼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연관에서 내러티브적 인지과학 접근의 추구나, 수렴-융합적(당연히 창의적인) 사고의 육성및 창출에 인지과학적 이론적 근거를 제공할 수 있는 이론틀로써 인지언어학을 중심으로 제기된 개념적 혼성(개념적 융합); Conceptual Blending)의 틀이 제공하는 이론적, 응용적 가능성에 주목하게 된다.

개념적 혼성: 인지과학과 문학 연결의 이론적 틀

 

초기의 고전적 인지과학은, 주로 기억, 학습, 기호적 사고, 언어습득 등과 같은 심적 과정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이것은 인간의 마음이 컴퓨터와 가장 닮은 심적 과정임을 전제한 고전적 인지주의의 틀의 영향이다. 그러나 지금의 인지과학은 더욱 점진적으로 보다 정서적(감정적) 요인이 개입되고(A. Damasio 등의 연구 결과), 비교적 더 창조적인 마음의 측면에도 초점을 맞추어 가고 있다.

과거에는 문학이 인지과학을 멀리하고 인지과학과 문학이 서로 연결이 없이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에 이 두 영역이 수렴, 융합되고 있다. 그러한 수렴을 가능하게 하여주며 인간의 마음의 내러티브적 작용의 역동을 이해하는 개념적, 이론적 바탕 틀로 등장한 것이 개념적 융합: (conceptual blending)의 이론 틀이라고 할 수 있다(질 포코니에, 마크 터너, 2009).

개념적 융합(혼성)이란45) 인지의 일반이론으로서, 의식 수준에서라기 보다는 하의식 수준에서 작동하는 인지적 현상이다. 의식적이건, 하의식적이건 현재의 문제와 관련되는 2개 이상의 상황(학문 분야 간이건, 테크놀로지, 산업의 영역들/ 대상들/ 사건 들/ 일상적 생활-행위 장면 등이건)의 시나리오 적 요소들 그리고 핵심적 관계성이 혼성(blended; 결합, 융합)되는 인지적 과정을 지칭한다.

문학 작품에서 많이 사용되는 은유, 유추, 비유 등의 이해 과정에서 나타나는 바와 같이 (예: 바다와 같은 어머니의 사랑), 이 개념적 혼성 과정들이 인간의 인지와 행동, 특히 일상적 사고와 언어의 곳곳에 산재하여 있다고 본다.

이러한 개념적 융합(혼성) 틀은 창의성을 비롯하여 인간의 여러 인지적 현상을 설명하여 줄 수 있다고도 볼 수 있으며, 인문학, 예술, 인지과학을 연결하여 인간의 인지,마음, 행동, 문화, 과학기술의 융합을 이해하는 (한국의 교육과학기술부, 대학, 기업 등이 추구하는 융합적 인재 양육의) 새 틀의 이론적 기반을 제공할 수도 있다.

예술이 공학과 연결되어 창의적 공학적 테크놀로지의 창출의 생각의 바탕 밭으로 이바지할 수 있는 근거도 바로 이 상황공간 간의 개념적 혼성, 융합의 원리에 의한다고 볼 수 있다.